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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엽서 / 이외수

by 파스칼바이런 2009. 11. 6.

여름엽서  / 이외수

 

오늘 같은 날은, 문득 사는일이 별스럽지 않구나

우리는 까닭도 없이 싸우고만 살아왔네  

 

그동안 하늘가득 별들이 깔리고

물소리 저만 혼자 자욱한 밤

깊이 생각지 않아도

나는 외롭거니..그믐밤에도 더욱 외롭거니..

 

우리가 비록 물 마른 개울가에

달맞이꽃으로 혼자 피어도

사실은 혼자이지 않았음을

오늘 같은 날은 알겠구나..

 

낮잠에서 깨어나

그대 엽서 한 장을 나는 읽노라..

 

사랑이란

저울로도 자로도 잴 수 없는

손바닥 만한 엽서 한장..

 

그 속에 보고 싶다는

말 한 마디

말 한 마디만으로도

내 뼛속 가득  떠오르는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