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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모음>/◇ 좋은글모음(2)

서로 간에 하나가 되어 쳐주는 박수

by 파스칼바이런 2011. 9. 18.

서로 간에 하나가 되어 쳐주는 박수

 

 

미국의 가장 유명한 연예인 중 하나였던 지미 듀란테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하나 있다. 그는 어느 날, 제2차 세계 대전의 참전 용사들을 위한 쇼에 출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지미 듀란테는 쇼 기획자에게 자신의 스케줄이 너무 바쁘기 때문에 단 몇 분밖에 출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간단한 원맨쇼를 한 뒤, 곧바로 내려와도 된다면 기꺼이 출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쇼 기획자는 그렇게라도 지미 듀란테를 무대에 세우면 대성공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그날이 되어 지미듀란테가 무대 위로 올라가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지미 듀란테가 짤막한 원맨쇼를 끝내고는 바로 무대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다.  박수 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지미 듀란테는 계속해서 쇼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진행해 나갔다.

 

이 광경을 무대 뒤에서 바라보던 쇼 기획자는 매우 흡족한 미소를 지었지만,

한 편으로 지미 듀란테의 마음이 변한 이유가 무엇인지 무척 궁금했다.

그렇게 10분, 20분, 30분이 흘러갔다.

마침내 지미 듀란테는 마지막 인사를 하고 무대에서 내려왔다.

무대 뒤에서 쇼 기획자가 그를 붙잡고 물었다.

"난 당신이 몇 분간만 무대에 설 줄 알았는데 어찌된 일입니까?"

 

지미 듀란테가 대답했다.

"나도 그럴 계획이었지만, 내가 계속 쇼를 진행한 데는 이유가 있소.

저기 무대 맨 앞줄에 앉은 사람들을 보시오"

 

쇼 기획자는 무대 틈새로 그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무대 맨 앞에 두 명의 참전 용사가 앉아 있었다.

 

그런데 그들은 둘 다 전쟁에서 한쪽씩 팔을 잃은 사람들이었다.

한 사람은 오른쪽 팔을 잃었고, 또 한 사람은 왼쪽 팔을 잃은 사람이었다.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남은 한쪽 팔을 서로 부딪쳐 아주 즐거운 표정으로 열심히 박수를 치고 있는 것이었다.

 

 

사람이 살다보면 신명이 날 때가 있습니다.

그 신명은 혼자서는 절대 생기지 않습니다.

항상 상대와 관계 속에서 이뤄집니다.

무한한 성원과 지지, 후원 속에서 생깁니다.

 

지미 듀란테가 몇 분간만 무대에 선다고 했다가 무려 30분 이상을 신명나게 시간을 진행한 것도 참전용사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었겠지만, 그 중에서도 한 팔 밖에 없는 두 용사의 열심히 치는 박수 때문이었습니다.

 

비록 몸은 불편해도 서로 간에 하나가 되어 쳐주는 박수가 지미 듀란테를 신명나게 하듯이 우리도 남을 위한 아낌없는 박수와 성원을 보내 우리의 이웃을, 우리의 친구를, 우리의 가족을 더욱 신명나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지미 듀란테가 작은 모습에서 감동을 받듯이 우리도 사소한 데서 감동을 하는 감성이 풍부한 사람들이 되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마음은 사고팔지 못하지만 줄 수는 있습니다.

 

생각은 우물을 파는 것과 닮았습니다.

처음에는 흐려져 있지만 차차 맑아지니까요.

살다 보면 진정 우리가 미워해야 할 사람이 이 세상에는 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원수는 맞은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 마음 속에 있을 때가 많았습니다.

 

병은 육체의 병이지 마음의 병은 아닙니다.

성한 다리가 절룩거리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다리에 생긴 이상이지 마음에 생긴 이상은 아니니까요.

 

그러나 주변을 살펴보면 육체의 병 때문에 마음까지 고통 받는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이해가 되고 남을 일이지만 그렇다고 마음까지 병들면 무척 곤란한 일입니다.

마음은 우리 몸의 뿌리 같은 것이라서 뿌리마저 병들면 희생은 어려운 일이 되고 맙니다.

 

그렇습니다.

마음은 다이아몬드처럼 순수할수록 더 무게가 나갑니다.

마음은 사고팔지 못하지만 줄 수는 있는 것이 자신의 소중한 재산입니다.

 

출처 : 이정하 <돌아가고 싶은 날의 풍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