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 정화 / 지오토 디 본도네 1304~1306년

성전 정화 / 지오토 디 본도네 1304~1306년 (성전에서 환전꾼들을 쫓아내시는 그리스도) (Giotto di Bondone, 1266년경~1337년), 프레스코화, 파도바 스크로베니 경당, 이탈리아     성화 해설: 박혜원 소피아   자연주의를 지향한 지오토. 그는 기존의 천상을 상징하는 황금색 배경을 버리고, 사실적인 푸른 하늘을 등장시킨다. 코발트빛 배경에는 이탈리아 고딕양식의 성전이 있고 그 앞에는 붉은 옷을 입은 예수님이 손에 채찍을 들고 성전 앞에서 소, 양과 비 둘기를 파는 상인들과 환전꾼들을 쫓아내고 있다.   예수의 인자함과 더불어 불의 앞에서는 한치의 타협이 없는 엄격하고 곧은 면모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그 앞에 있는 상인들은 겁에 질려 물러나고 있고, 우측에는 우리에서 뛰쳐나와 화면 앞으로 성급히 도망치는 양들과 좌측의 소들은 화면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화면 좌측에는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르고 있고, 맨 선두에 있는 베드로 앞에는 비둘기 한 마리를 품에 안고 화난 예수님을 바라보며 피하는 소년의 모습이 인간미가 넘친다. 아쉽게도 이는 미완성으로 남겨진 벽화지만 지오토의 뛰어난 상상력과 생동감 넘치는 표현이 돋보이는 걸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