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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성 경 관 련

[성경의 세계] 판관 이야기 (3)

by 파스칼바이런 2016. 8. 12.

[성경의 세계] 판관 이야기 (3)

 

 

 

 

네 번째 판관 드보라(Deborah)는 여성이다. 어떻게 판관이 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녀가 야자나무 아래 앉으면 사람들이 재판받으러 왔다는 기록만 있다(판관 4,5). 인적사항도 라피돗의 아내였다는 것이 전부다. 여성차별이 심했던 고대 사회에서 그녀의 출현은 신비스럽다. 두 번째 판관 에훗은 왼손잡이였다. 당시 관습으론 핸디캡이었다. 하지만 편견을 뛰어넘는다. 주님께서 뒤를 봐주셨기 때문이다. 드보라 역시 마찬가지다. 여성이지만 주님께서 함께하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더라도 남성중심의 유대민족이 드보라를 인정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학자들은 라피돗의 아내란 구절에서 현실적 답을 상상한다(판관 4,4). 라피돗에 대한 기록은 없다. 판관기의 기록이 유일하다. 그는 판관으로 살다 죽었고 드보라가 뒤를 이은 것으로 보는 것이다. 물론 주님께서 관여하신 일이었다. ‘여예언자 드보라’라는 구절이 입증한다.

 

당시 이스라엘은 가나안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야빈 임금은 20년간 착취하며 히브리인을 괴롭혔다. 주님 눈에 거슬리는 행위를 한 결과였다(판관 4,1). 이스라엘이 울부짖자 주님께서 구원자를 보내셨다. 드보라다. 그녀는 가나안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주님께서 승리를 예언하셨다며 바락 장군을 전면에 내세운다. 하지만 그는 망설인다. ‘당신께서 함께 가지 않으면 저는 가지 않겠습니다.’ 그만큼 가나안 군대는 막강했던 것이다. 판관기는 철 병거 900대를 보유한 군대라고 이야기한다.

 

철 병거는 오늘날의 탱크다. 칼과 창으로 버티던 히브리인에게 가나안 군대는 공포였을 것이다. 더구나 철 병거 900대를 보유했으니 바락의 두려움은 당연했다. 하지만 주께서 개입하신 전쟁이었다. ‘당신은 오늘 승리할 것이오. 공격하시오.’ 드보라의 명령에 바락은 군사들과 함께 뛰어든다. 그녀 곁에 계시는 주님을 봤기 때문이다. 믿음의 군대로 돌변한 것이다. 이후 가나안 부대는 자멸하고 이스라엘은 승리한다. 신약의 히브리서는 바락을 믿음의 사람 대열에 넣었다(히브 11,32). 판관기 5장은 드보라의 승전가다. 기원전 12세기 작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구약의 가장 오래된 부분 중 하나다. 5장 이야기가 4장보다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전투에 참가했던 지파는 영웅으로 칭송되고 소집에 불응했던 지파는 비난받고 있다. 모든 지파가 참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2016년 7월 24일 연중 제17주일 가톨릭마산 14면, 신은근 바오로 신부(의령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