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다랑어 이야기 함태숙 시인
개업한 사장은 사무라이처럼 무릎을 꿇고 꽃모양으로 올린 고기를 한 점씩 가리켰다. 정수리와 볼이며 수정체를 감싼 근육까지 알아보게 색과 무늬가 다르다. 입천장 살 이라는 게 있다는데 그건 귀해 잘 나오지 않는다한다.
나는 혀를 딱딱히 세워 꺼끌한 입 속을 더듬는다. 암벽에 언어가 파도치던 곳 관념이 유리잔처럼 제 실체를 깨트린 자리. 어떻게 몸속에 지도를 그려왔을까.
풍랑은 부드러운 가슴으로 들어가 분홍점막이 되었고 난파를 거듭하면서도 배는 바다를 버리지 않았다. 여자를 해체하면 중심에는 바닥없는 배 한 척 제 부위로 각각이 피어난 정원이 눈앞에 있다.
종이처럼 흰 바다위에 떠밀려 올 때 시간은 사시미로 내려다보았지. 이미 끝난 것이어도 숙성시키는 무엇이 있어 죽음은 더디가나. 숲에는 춤추는 마아블링 해체는 온전보다 더한 맛이라서 그 정도의 값어치는 있지 않겠냐고 주인은 어깨를 으쓱한다.
나는 입술을 내밀어 몇 점을 더 보탠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 걸터앉는 곳 어디선가 당신이 씹으면 나는 삼매가 된다.
웹진 『시인광장』 2019년 2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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