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폐렴'이 일반 폐렴보다 무서운 이유… 면역세포의 돌변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ㅣ 2021.01.15 10:49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생긴 폐렴은 일반 폐렴과 확산 패턴·속도가 전혀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일으키는 일반 폐렴은 감염 몇 시간 만에 폐 뒷면에 넓게 퍼지지만, 늦지 않게 항생제 집중 치료를 하면 위중 단계까지 가지 않고 통제된다. 하지만 코로나19 폐렴은 빠른 속도로 넓게 퍼지지 않는 대신, 인체 면역 반응이 오히려 폐 전반의 감염 확산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 연구팀은 산소 호흡기에 의존하는 코로나19 폐렴 환자 86명과 일반 폐렴 환자 256명으로부터 폐 수액(lung fluid)을 추출해 면역세포 유형과 발현도 등을 비교 분석했다.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폐의 면역 반응을 분석하는 건 세계에서도 소수 연구 그룹만 하고 있다. 환자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폐 수액에서 분리한 면역세포의 RNA와 발현 단백질을 관찰했고, 면역세포인 대식세포와 T세포가 오히려 염증을 일으킨다는 것과 그 과정을 알아냈다.
코로나19 폐렴의 확산 양상은 여기저기 생긴 작은 산불이 서서히 퍼져 거대한 숲 전체를 집어삼키는 것과 비슷하다. 그 속도는 느리지만 폐 조직이 망가진 뒤 면역 세포의 돌변으로 고열, 저혈압 등의 이상 증상과 신장·뇌·심장 등 다른 기관의 손상이 뒤따르기 때문. 하지만 폐 조직 자체의 염증은 일반 폐렴만큼 심하지 않다. 따라서 연구팀은 코로나19 대응에는 무엇보다 장기간 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의료체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병상과 의료 인력이 충분하면 치명률을 20%로 지속할 수 있지만, 의료 체계가 무너지면 40%로 뛸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아도 코로나19는 쉽게 사라지지 않으리라고 전망한다. 논문의 공동 수석저자인 벤 싱어 부교수는 "우리 대학뿐 아니라 다른 기관의 연구자들도, 현재 접종 중인 백신을 회피하는 메커니즘 변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는 코로나19의 위중도를 완화하는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폐렴에 쓸 실험 치료제의 임상 시험을 조만간 시작할 예정이다. 대식세포와 T세포의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손상된 폐 조직을 복구하는 효능을 기대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스콧 부딩어 호흡기 중환자 치료의학 교수는 "코로나19를 독감에 견줄 정도의 경증 질환으로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네이처'(Nature)에 최근호에 게재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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