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3주일, 하느님의 말씀 주일 주님께로 나아가는 참된 회개의 길 함승수 신부(서울대교구 수색본당 부주임) 가톨릭평화신문 2021.01.24 발행 [1598호]
청년 성서모임에서 자주 부르는 성가 중에 ‘가자 갈릴래아로!’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세상아 들어라 너희에게 진리를 선포하노라 /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오니 회개하여라 모든 백성아 /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진리로 인도하리라 / 참 세상이 도래하리니 그곳은 바로 하느님 나라 / 가자 갈릴래아로 모든 것 버리고 정의를 찾아서 / 가자 갈릴래아로 복음을 전하러 가자 / 세상을 구하러 떠나가자 가자 갈릴래아로”
세상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한 고된 여정을 시작하시는 예수님의 힘찬 각오가 느껴져서, 이 성가를 부를 때마다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여기서 ‘갈릴래아’는 단순한 지역 이름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공생활 동안 가장 오래 머무르셨던 곳, 하느님 나라에 대해 가장 많이 가르치시고, 치유와 구마의 기적을 가장 많이 일으키고, 예수님의 눈물과 기쁨이 깊이 서려 있는 ‘세상 그 자체’이지요.
예수님께서 갈릴래아로 가셨다는 것은 그분께서 우리 삶의 자리에 깊숙이 들어오셔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여주셨음을 의미하는데, 예수님은 당신이 그 일을 하시는 것 자체가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온 것’과 같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우리 삶의 현장은 ‘하느님 나라’가 도래하는 기쁨의 행복의 장소가 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나라에서 살기에 합당한 사람이 되기 위해 회개하고 복음을 믿는 일입니다.
‘회개’는 하느님께로 돌아와 그분 안에서 ‘제 자리’를 찾는 일이자 하느님을 향해 마음을 여는 일입니다. 언제나 나와 함께 하시는 주님, 나를 너무나 사랑하시며 내가 잘못된 길에서 벗어나 다시 당신께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시는 주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 깊은 사랑과 자비를 체험함으로써 주님께서 바라시는 모습으로 변화해 가는 것이지요.
오늘의 제1독서에 나오는 니네베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요나 예언자를 통해 선포된 하느님의 메시지를 듣고는 ‘즉시’ 악한 길에서 벗어나 단식과 재계를 실천합니다. 진심 어린 ‘회개’를 보시고 하느님은 그들을 벌하시려던 마음을 돌려 사랑과 자비를 내려 주십니다.
‘복음을 믿는 것’은 자신을 버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온전히 따르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분의 가르침을 머리로 이해하는 정도로는 부족합니다. 아버지께서 당신께 맡기신 사람을 끝까지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깊이 신뢰하며, 그분께서 알려주신 구원의 방법들을 기쁘게 살아내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행동이 따르지 않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며, 죽은 믿음으로는 주님께서 주시는 ‘영원한 생명’을 내 안에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 부르심을 받은 제자들도 ‘회개’와 ‘따름’의 과정을 거쳐 구원을 향해 나아갑니다. 생의 대부분을 어부로서 살아온 그들이 ‘그물’과 ‘배’, ‘가족’까지 버린다는 것은 삶 전부는 물론이고, 세상에서 이루고자 했던 꿈까지 모두 포기한다는 뜻입니다. 삶의 방향을 하느님께 온전히 되돌리는 ‘참된 회개’에 이르려면 큰 각오와 희생이 필요함을 알았던 것이지요.
힘든 회개를 실천할 수 있었던 것은 주님을 깊이 신뢰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제멋대로 살아가지만 언제 맹수에게 잡아먹힐지 모르는 불확실한 미래로 늘 불안에 떨어야 하는 ‘황소’로 사는 것보다는, 주님께서 메어 주신 ‘제자의 멍에’를 메고 그분을 따르는 ‘주인 있는 소’가 되는 것이 참된 행복과 구원에 이르는 길임을 알았기에, 주님을 따르라는 구원의 초대에 즉시 응답할 수 있었지요. 내가 구원받을 ‘때’가 언제인지는 오직 주님만 아십니다. 최선의 준비는 ‘하느님의 복음’에 비추어 자신을 돌아보고, 다시금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는 ‘회개’를 게을리하지 않는 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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