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복음] 주님 부활 대축일 - 새로운 삶, 부활의 열매 손희송 주교(베네딕토, 서울대교구 총대리) 가톨릭평화신문 2021.04.04 발행 [1607호]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 큰 슬픔에 잠길 것입니다. 만일 그 사람이 다시 살아나서 내 앞에 나타난다면 어떨까요? 뛸 듯이 기뻐할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제자들이 그러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그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기 전에 보게 된 것은 빈 무덤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이 돌아가신 지 사흘째 되는 날 새벽에 혼자 그분의 무덤을 찾아갑니다. 예수님께 대한 사랑과 존경의 마음이 남다르게 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무덤은 비어있었습니다. 당황한 마리아 막달레나는 누가 예수님의 시신을 가져갔다고 생각하고 제자들에게 달려갑니다. 그 소식을 들은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황급히 무덤으로 달려갑니다.
베드로가 무덤에 들어가 보니 예수님의 시신을 감쌌던 아마포가 있었고, 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은 따로 한곳에 잘 개켜져 있었습니다. 누가 예수님의 시신을 훔쳐 갔다면, 수건이 그런 가지런한 상태로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베드로는 개켜진 수건을 보고, 예수님의 시신을 도둑맞은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생전에 말씀하신 대로 부활하셨음을 믿습니다. 그 믿음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만나게 되면서 사실로 확인됩니다.
베드로는 체포되신 예수님을 따라 대사제의 집에 들어갔다가 궁지에 몰리자 스승을 모른다고 발뺌을 한 부끄러운 전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요한 18,25-27) 하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은 당신께 충실하지 못했던 베드로에게 나타나십니다. 그리고 그의 사랑과 신의를 확인하신 다음에 당신의 양 떼를 돌보는 사명을 맡기십니다(요한 21,15-19). 베드로는 과거의 잘못을 용서받고 다시 사도로 불림 받은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서 베드로는 크게 변합니다.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두루 다니면서 예수님을 구세주로 선포하게 된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베드로가 이방인 코르넬리우스의 집에까지 가서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설교한 내용입니다. 당시 유다인들은 부정을 탈까 염려하여 이방인과의 접촉을 극도로 꺼렸지만, 베드로는 이런 인습의 장벽을 넘어섭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기에,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제2독서)
부활하신 예수님은 베드로가 새로운 삶을 살도록 변화시켜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베드로의 변화라는 열매를 맺은 것입니다. 우리 역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면 새로운 삶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성경 말씀을 통해, 성체성사와 다른 성사들을 통해 우리 곁에 계십니다. 마리아 막달레나처럼 큰 사랑으로 그분을 찾아간다면, 베드로처럼 굳건한 믿음으로 그분께 다가간다면, 그분을 만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변화될 수 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으로 우리가 변화되기를 청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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