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가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낸 편지] (13) 예루살렘 두 번째 방문(2,1-10)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학다리 본당)
첫 번째 논증(1,11-2,21)의 두 번째 단락(2,1-10)을 살펴보겠습니다. 바오로는 이 단락에서 자신이 전하는 복음이 하느님께 비롯되었음을 예루살렘을 재방문한 이야기로 밝힙니다.
우선 바오로는 자신이 전하는 복음이 사람에게서 기원하지 않음을 언급합니다. 그가 예루살렘을 두 번째로 방문한 때는 첫 번째 방문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난 후였습니다(“그러고 나서 십 사 년 뒤” - 2,1). 그만큼 예루살렘 사도들과 접촉이 없었다는 사실, 즉 자신이 전하는 복음이 어떠한 인간에게서 비롯한 것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바오로는 계시에 따라 예루살렘을 방문했다고 말합니다(2,2). 방문 목적이 인간적인 필요성에 따른 것, 가령 그리스도에 대한 복음을 사도에게 배우기 위함이 아님을 밝히고 있습니다. 게다가 바오로는 자신의 복음을 예루살렘 사도들(“주요 인사들”)에게 따로 설명하였으며, 그들이 자신에게 아무것도 부과하지 않았다고 언급합니다(2,6). 자신의 복음에 인간적인 기원 요소를 찾아볼 수 없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아울러 바오로는 자신의 복음이 하느님께 기원을 둔다는 사실을 에둘러 표현합니다. 예루살렘 사도들은 베드로가 할례받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위임받았듯이, 바오로가 할례받지 않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위임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2,7). 그리고 특별히 교회의 기둥으로 여겨지는 야고보와 케파와 요한은 하느님께서 바오로에게 베푸신 은총을 인정하였습니다(2,9). 예수님의 제자들이 바오로의 사도직을 인정했다는 사실은 그들 또한 바오로의 복음이 하느님께 뿌리를 둔다는 것을 받아들였다는 의미입니다(2,8).
다음으로 바오로가 예루살렘 사도들에게 설명했던 복음의 내용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2,2). 바오로는 예루살렘 사도들이 그리스 사람 티토에게 할례를 강요하지 않았지만, ‘거짓 형제들’ 때문에 문제가 되었다는 점을 말합니다. 게다가 유다인과 비유다인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할례받은 이들’과 ‘할례받지 않은 이들’을 사용합니다. 복음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할례와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할례는 율법 준수의 삶을 동반합니다. “할례를 받는 모든 사람은 율법 전체를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5,3). 이로써 바오로가 예루살렘 사도들에게 설명했던 복음의 내용이 할례 및 율법과 관련되어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실, 바오로는 이어지는 단락에서 그 내용을 확언합니다. “사람은 율법에 따른 행위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2,16).
[2022년 1월 9일 주님 세례 축일 광주주보 빛고을 3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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