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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성 경 관 련

[바오로가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낸 편지] (23) 갈라티아인들의 과거

by 파스칼바이런 2022. 3. 31.

[바오로가 갈라티아인들에게 보낸 편지]

(23) 갈라티아인들의 과거

– 바오로와의 관계(4,12-20)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학다리 본당)

 

 

세 번째 논증(4,8-31)의 두 번째 단락(4,12-20)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단락에서 바오로는 갈라티아인들이 처음으로 복음을 받아들일 때의 모습을 언급합니다. 갈라티아인들은 바오로를 하느님의 천사 또는 예수 그리스도처럼 받아들일 정도로 사랑과 기쁨으로 충만해 있었습니다(4,14). 심지어 바오로는 그들의 모습을, 할 수만 있다면 눈이라도 뽑아 자신에게 주었을 것이라고도 표현합니다(4,15). 어떠한 외적 규정(가령, 율법 준수)에 따른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과 기쁨으로 바오로를 대하였던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성령이 그들의 삶에 기적과도 같은 여러 열매들을 맺게 해 주신 것입니다(3,5; 5,21-22). 이러한 사실은 그들이 이미 아브라함의 후손이자 하느님의 자녀, 곧 자유인이 되었음을 증명합니다.

 

하지만 현재 갈라티아인들은 너무나 달라졌습니다. 인간적인 나약함을 느껴 율법 준수의 삶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입니다. 외적인 규정에 의지한다면, 다시 행복해질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이에 바오로는 율법 준수의 삶이 종살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자유인이 된 신앙인은 더 이상 그러한 삶에 속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말합니다.

 

바오로가 주장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바오로가 갈라티아인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게 된 배경은 “육의 나약함”(4,13)입니다. 새 번역에서 ‘육신의 병’으로 번역된 그리스어 표현(διʾ ἀσθένειαν της σαρκὸς)은 ‘육의 나약함’으로 직역할 수 있는데, 이는 신체의 질병만이 아니라 윤리적 측면에서 인간이 지닌 나약함도 의미합니다. 현재 갈라티아인들은 ‘육의 나약함’으로 율법 준수의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데, 바오로는 또한 같은 이유로 이전에 예수 그리스도를 갈라티아인들에게 전했음을 말합니다. 갈라티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만을 믿지 못하고 율법에로 눈을 돌리는 잘못을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둘째, 바오로는 선동자들의 열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4,17). 누군가가 자신들에게 열성을 가져주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 열심의 배경이 무엇인지 확인해봐야 할 것입니다. 사실 선동자들이 갈라티아인들에 갖는 열성은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6,12-13 참조). 따라서 갈라티아인들도 율법에 대한 열성이 혹시 자기 자신을 드러내려는 욕심은 아닌지 성찰해야 함을 이야기합니다.

 

셋째, 바오로는 갈라티아인들이 그들 안에 예수 그리스도가 형성되기를 바랍니다. 바오로는 예수 그리스도와 친밀한 인격적 관계 안에서 살아가는 자신처럼(2,20), 갈라티아인들도 그렇게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에 중점을 두는 노력이 갈라티아인들에게 필요하다 말하고 있습니다.

 

[2022년 3월 20일 사순 제3주일 광주주보 빛고을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