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 시인 / 사랑 두 사람이 한 자전거를 타고 한 묶음이 되어 지나간다 핸들을 조정하는 남자 뒤에서 남자를 조정하는 여자 허리를 껴안고 중심을 잡는다 남자의 근육세포가 미세함 그대로 여자의 가슴에 전해진다 둘이 하나가 되기 위해 서로 조정해가는 완벽한 합일! 지금, 세상의 중심이 저들에게 있다 -시집 <너라는 벼락을 맞았다>(문학세계사, 2009) 고영 시인 / 달걀 조금 더 착한 새가 되기 위해서 스스로 창을 닫았다. 어둠을 뒤집어쓴 채 생애라는 낯선 말을 되새김질하며 살았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집은 조금씩 좁아졌다. 강해지기 위해 뭉쳐져야 했다. 물속에 가라앉은 태양이 다시 떠오를 때까지 있는 힘껏 외로움을 참아야 했다. 간혹 누군가 창을 두드릴 때마다 등이 가려웠지만. 房門을 연다고 다 訪問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위로가 되지 못하는 머리가 아팠다. 똑바로 누워 다리를 뻗었다. 사방이 열려 있었으나 나갈 마음은 없었다. 조금 더 착한 새가 되기 위해서 나는 아직 더 잠겨 있어야 했다. - 시집, <딸꾹질의 사이학> (실천문학사,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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