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주 시인 / 마지막 사랑
사랑이란
아주 멀리 되돌아오는 길이다
나 그대에 취해 그대의 캄캄한 감옥에서 울고 있는 것이다
아기 하나 태어나고 바람이 분다
바람 부는 길목에 그토록 오래 서 있었던 까닭은
돌아오는 길 내내
그대를 감쌌던 내 마음에서 그대 향기가 떠나지를 않았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그렇게 아주 멀리 되돌아오는 길이다
헤어짐을 준비하며
장석주 시인 / 단순하게 느리게 고요히
땅거미 내릴 무렵 광대한 저수지 건너편 외딴 함석 지붕 집 굴뚝에서 빠져나온 연기가 흩어진다
단순하고, 느리게, 고요히,
오, 저것이야! 아직 내가 살아 보지 못한 느림!
-<간장 달이는 냄새가 진동하는 저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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