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시인 / 내 귤은 달라
나한테만 주는 줄 알았지 뭐야 그래서 너한테 난 아주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친구들도 다 받았다지 뭐야
그래서 섭섭했냐고?
내 귤은 달랐어 내 귤은 동글동글 아주아주 동그란 동그라미였거든
왠지 딸기 맛도 좀 나는 거 같았어
이안 시인 / 시인 알파고
그가 등단했다 AI라는 필명과 알파고라는 이름외엔 어떤 인물인지 소문만 무성했다 심사위원과 평론가들은 인류의 모든 감정을 담은 표현과 흔들림 없이 냉정한 글의 구성을 극찬했다 너무나 아름답고 슬픔에 겨워 그루누이의 향수 같다고도 했다
시상식은 담담하게 진행되었다 그는 몇가지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예를 들면 가족 이야기와 고향의 소회 같은 것들이다 기뻐하지도 흥분하지도 않고 차갑게 사람들을 주시했다 다만, 당선 소감문에 한 때 사람이 진부한 스승이었다는 것과 지금까지의 세상 감정들은 끝이다 라고 썼다 오랜 날 인간이 누려온 슬픔과 기쁨 고통과 분노들이 더 이상은 가치있는 감정이 될 수 없음을 선언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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