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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이기영 시인 / 아침이슬 외 1편

by 파스칼바이런 2022. 10. 29.

이기영 시인 / 아침이슬

 

 

흔적 없어 기억으로 남아도

 

풀잎에서 풀잎을 비추고

나뭇잎 사이 파란 하늘을 비추고

날아가는 새를 비추고

햇빛으로 한 번 더 반짝이다

증발하려면

 

이른아침

나는 얼마나 맑아야 할까

 

 


 

 

이기영 시인 / 별이 그곳에 있는 이유

 

 

별은 자신을 찾아보는

눈길을 그리워한답니다

 

사람이 별빛을 받아들이듯

별도 사람의 눈빛을 받아들이니까요

 

자신의 앞길을 비출 만큼 밝지 못해도

길 잃고 헤맬 누군가를 생각해서

별은 떠돌아다닐 수 있어

 

못 박힌 듯 그 자리만 지킨답니다

 

 


 

이기영 시인

2013년 《열린시학》 신인상을 통해 등단. 시집으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나는 어제처럼 말하고 너는 내일처럼 묻지』와 디카시집 『인생』이 있음. 2016년 전국계간지우수작품상 수상. 2018년 김달진창원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