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규 시인 / 봄 소녀
가을이 깊어가며 갈잎나무들 하나씩 둘씩 잎 떨구기 시작하네 뿌리 박은 땅 덮어주려 듯 추워질수록 서둘러 옷을 벗네 마침내 그들의 낙엽으로 대지를 두둑이 덮고 알몸으로 수천 개 수만 개 팔을 벌리고 서서 눈비 비람 맞으며 혹독한 추위를 견디네 순교자 같은 갈잎나무들 모습 거룩하고 아름다워 멀리서 몸을 숨긴 채 조촘조촘 다가오눈 봄 소녀
김광규 시인 / 모르지요
구름 없는 밤하늘 한가운데 환하게 떠 있는 둥그런 보름달보다. 소나무 밤나무 감나무 가지들 헤치고 나뭇잎 사이로 수줍게 발돋움하는 초승달 일그러진 모습이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까닭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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