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산 시인 / 해갈
남강을 다시 보네 청춘을 앞장세워 쌓아 올린 티끌 같은 것들 근신과 배신의 와중에도 고향에 가 있었네 돌고 돌아 진짜 고향에 돌아왔냐는 구름의 속삭임 들었네 힘센 말 내려놓으라네
하늘을 나는 꿈을 꾸었네 날개는 구름의 언어 비가 올지 모르는 땅은 아직도 먼지네 티끌이네 오면 좋겠어 당신 바람이 부네 비올라비올라 선율이네
새가 손짓하네 나무는 자라네 텃밭에는 새싹들이네 날아야 할 이유가 생겼네 새의 언어를 배우네 겨드랑이가 가렵네 비가오네비가오네비가오네
이어산 시인 / 시리우스 표류기
낚싯대를 던졌다 노을빛 물가에서 입질을 기다린다
시의 살을 맞으면 반드시 되돌아온다 법문 같은 말, 떠올라 낚싯대 다시 던진다
시마에 끌리듯 리라소리 들리는 물의 궁전으로 들어간다
작두날 타고 도는 맨발의 춤사위 이름 없이 쓰러진 뮤즈들 간절한 눈빛에 끌려 벽에 이름을 새겨주려 손을 뻗는다 눈뜨고도 캄캄한 바짝 촉수를 세운다 발끝에 와닿는 미망
미망을 끌고 나와 고삐를 자른다
"시의 파수꾼 시리우스 잠들다" 묘비를 세워주겠다던 사람 앞에 리라꽃 같은 시 한 줄 남기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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