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바름 시인 / 낮술을 마시다가 1
멀리서 한 사내가 다가오자 개가 왕왕왕(王王王)짖었다 사내가 왈왈왈(曰曰曰) 대꾸하자 제법 개소리가 통했다
주거니 받거니 술잔이 오고갔다
사람도 어느 경지에 오르면 개가 되거나 개소리쯤은 지껄일 수 있겠다 개도 어느 경지에 오르면 개 같은 인간 정도는 될 수 있겠다
주거니 받거니 개 같은 시절이 흘러간다
정바름 시인 / 그 하느님은 어머니다
"몇 푼 위로도 되지 못하는 만 원짜리 몇 장 슬그머니 병든 어머니 손에 쥐어드린다
평생을 쏟아 붓고도 가난한 자식 보기 안됐는지 한사코 손을 내젓는 어머니
나는 이제 늙었으니 네 식구나 돌보거라
부끄런 손 접고 눈물 삼키며 돌아서는데 어머니 가슴에 설핏 하늘이 안겨져 있다
평생을 헤매도 찾지 못했던 하느님 거기 앉아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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