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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성화 & 이콘

아담의 창조 / 미켈란젤로

by 파스칼바이런 2011. 10. 31.

 

아담의 창조(The Creation of Adam, 1508-1512)

미켈란젤로(Michelangelo Buonarroti, 1475-1564)

지영현 신부 (가톨릭회관 평화화랑 담당)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내리신 축복 가운데 가장 값진 것이 무엇일까요? 아마도 그것은 하느님의 모습대로 우리를 창조하시고 생명을 불어 넣어주신 일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상으로 인간을 창조하셨던 바로 그 극적인 순간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대표 작가 미켈란젤로가 1508년부터 4년에 걸쳐서 바티칸의 시스티나 소성당에 그렸던 천장화의 한 부분입니다. 최초의 인간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 조물주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순간을 그 어떤 작가의 작품보다도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 막 깨어난 몽롱한 상태에서 힘없이 한쪽 팔을 내밀고 있는 아담, 그리고 그의 손가락을 통해 생명을 불어넣어 주려고 힘 있게 뻗은 하느님의 손길... 닿을 듯 하면서 아직 닿지 않은 두 손가락……. 이렇게 하느님의 손에서 아담의 둘째손가락으로, 마치 전류가 흐르듯이 새 생명이 전달되고 있는 장면은 신의 전지전능함으로 완성된 인간의 가장 심오한 신비를 더할 나위 없이 탁월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손길을 작품 중심에 놓은 놀라운 구성과 완벽한 인체 묘사, 그리고 신비로운 색채까지. 그래서 미켈란젤로의 이 그림은 하느님의 손에 이끌려 완성된 작품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닿을 듯 한 하느님의 손길과 아담의 손가락, 하느님의 눈빛과 아담의 눈빛, 그 속에서 하느님의 생명을 사는 인간의 존엄함이 샘솟습니다.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인간은 참으로 복된 존재입니다. 미켈란젤로는 이 작품을 통해 이것을 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사람아 너는 참으로 복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