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톨릭 관련>/◆ 성화 & 이콘

마리아의 엘리사벳 방문 - 로지에 반데르 웨이든 공방

by 파스칼바이런 2013. 11. 12.

 

 

 

[교회미술 산책] 마리아의 엘리사벳 방문

1430-40년경, 로지에 반데르 웨이든 공방(Rogier van der Weyden, 1399/1400-1464)

참나무에 유채, 57.6×36.2cm, 라이프지히 회화미술관, 독일

 

 

마리아가 나이 많은 사촌 엘리사벳 역시 세례자 요한을 잉태했다는 소식을 듣고, 임신 6개월째인 그녀를 찾아가 만나는 장면이다. 뒤에 보이는 화려한 15세기 부르주아 저택 앞에는 즈카리야가 등을 보이며 서있고, 그 앞에는 흰 사냥개 한 마리가 짓고 있다.

 

마리아를 본 엘리사벳은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하며 반가이 맞이한다. 이에 마리아가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하며 마니피캇을 읊는 장면이다.

 

주름진 얼굴의 엘리사벳은 허리를 굽혀 겸손되이 마리아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마리아의 축복 받은 배 위에 손을 얹는다. 이에 침착하고 기품 있는 앳된 모습의 마리아 역시 손을 들어 엘리사벳의 배에 얹고 축복하고 있다. 마리아 뒤로 수평선 너머 굽이굽이 이어지는 길은 마리아가 먼 길을 왔음을 말해준다.

 

이 광경은 푸른 하늘 아래 녹색의 수풀이 우거진 15세기 플랑드르의 평화로운 전원 속에서 펼쳐진다. 서로 배에 올려놓은 두 손은 마치 날개를 활짝 편 비둘기 형상의 성령이 임해 있는 것 같은 감동적인 모습이다. [박혜원 소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