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루카 - 1249-50년

[교회미술 산책] 성 루카 - 1249-50년 이집트 카이로 성 메르쿠리오스 성당 '복음 성구집' 종이에 템페라, 금, 잉크, 24.5 x 17.5cm, 파리 가톨릭 연구소 도서관, 프랑스     <작품해설: 박혜원 소피아>   네 개의 복음사가와 전례 달력으로 이루어진 이 성구집(聖句潗)의 좌측 본문은 고대 이집트 언어인 콥트어로, 그리고 우측의 텍스트는 아랍어로 쓰여 있다. 이는 루카 복음의 첫 페이지로, 좌측 페이지에는 성 루카가 자신이 기록한 루카 복음서를 펼치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황금색의 화려한 이슬람 건축물 안에 있는 성 루카는 붉은 천이 드리워진 의자에 앉아있고 그 위로는 화려한 휘장이 젖혀져 존재감을 드러낸다.   우측 페이지 상단에는 루카 복음의 첫 장에서 소개하는 이야기가 묘사되어 있는데, 먼저 천사가 사제 즈카리야에게 나타나 부인 엘리사벳의 세례자 요한 잉태 소식을 알리고 있다. 다음 그림에서는 천사가 마리아에게 나타나 예수 잉태 소식을 알리는 장면이, 그리고 끝으로 마리아가 사촌 엘리사벳을 방문하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정교한 정신성이 응축된 섬세함에서는 그리스도교의 굳건하고 고결한 정신이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