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하는 토마스 - 카라바조
1601~02년, 캔버스에 유채, 107x146cm, 포츠담 신궁전
[말씀이 있는 그림] 의심하는 토마스
카라바조(Caravaggio, 1571~1610, 이탈리아 바로코미술 화가)는 17세기 유럽회화의 혁신적인 미술가로, 밝고 어둠의 대비가 강렬한 명암법 사용과 이전에 이상적으로 표현하던 종교적인 주제를 벗어나 사실적인 자연주의를 작품의 특징으로 한다. 이 작품에서도 화가는 극명한 명암으로 부활한 예수님과 의심이 많은 제자 토마스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성경은 토마스가 예수님의 옆구리 상처에 정말 손을 넣었는지를 기록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많은 화가는 ‘토마스의 의심’ 도상(圖像)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표현하곤 한다. 첫째, 예수님이 다른 한 손으로 직접 옷깃을 걷어 내는 장면. 둘째, 예수님이 자신의 옆구리 상처를 손으로 가리켜 보이는 장면. 셋째, 예수님이 토마스의 손을 자신의 옆구리 상처 속으로 집어넣도록 잡아당기는 듯한 장면이다.
이 그림은 세 번째 장면으로, 등장인물 외에 모든 배경을 생략하고 어둡게 표현한 채, 예수님이 토마스의 손을 잡고 자기 죽음의 흔적이 남아 있는 옆구리를 보여주고 있다. 토마스의 뒤에 두 명의 인물(제자들) 역시 예수님의 옆구리 상처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전체 화면 구성은 오른쪽 세 명의 머리가 한곳으로 모여 왼쪽의 예수님 머리와 함께 십자가 형태를 이룬다.
또한 시선의 움직임은 빛을 따라 자연스럽게 왼쪽 예수님의 옆구리 상처부터 예수님의 어깨, 예수님 바로 오른쪽에 얼굴만 보이는 인물, 붉은색 옷을 입은 인물, 마지막으로 토마스의 손가락으로 이어져 예수님에게 머문다. 결국, 예수님으로부터 출발해서 예수님께 도착하게 된다. 어두운 배경만큼이나 불신과 의혹이 많았던 토마스는 예수님으로부터 이어진 빛을 따라 서서히 불완전한 믿음을 거쳐 완전한 믿음으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어둠 속에 머무르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2,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