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 건널 수 있는 사람
어느 해질 무렵, 평온하고 고요한 나루터에 네 사람이 강을 건너기 위해서 왔다. 그 네 사람 중 한 사람은 재물이 많은 상인이고, 한 사람은 관료 그리고 나머지 사람은 무사와 시인이었다. 그들은 나루터에 있는 늙은 뱃사공에게 강을 건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늙은 뱃사공은 천천히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들이 제일 자랑할 만한 것을 한 가지씩 말해보시오. 진정 자랑할 만한 것을 갖고 있다고 생각된 사람은 내가 저 강 건너까지 책임지고 모셔다 드리리다."
제일 먼저, 재물이 많은 상인이 주머니에서 수많은 은전을 꺼내들고는 말했다. "내가 가진 것이라고는 이 많은 은전밖에 없습니다. 저 강 건너로 데려다 주면 내 이 은전을 드리겠소."
그러자 권세를 지닌 관료가 그에 뒤질세라 얼른 자신의 권력에 대해 자랑을 했다. "만약에 당신이 나를 저 강 건너까지 데려다 준다면 당신에게 현의 관직 자리를 내주겠소."
참다못한 무사가 두 주먹을 불끈 쥐면서 소리쳤다. "나는 강을 건너야 한단 말이야. 그렇지 못한다면......," 그는 모든 상황을 힘으로 해결하려고 하였다.
"그럼, 당신이 내세울 만한 것은 무엇이오?" 늙은 뱃사공이 아무 말도 않고 있는 시인에게 물었다.
“저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고 자랑할 만한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노인께 아무것도 해드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면 제 부인과 딸이 매우 초조해하며 걱정할 것입니다.”
"배에 타세요." 늙은 뱃사공이 시인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영감님. 도대체 제가 이 배를 탈 수 있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나는 저들처럼 영감님께 아무것도 드릴 수 없습니다. 까닭이 무엇인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시인이 영문도 모른 채 배에 오르면서 물었다.
"당신의 얼굴에는 진심으로 가족을 걱정하는 마음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재물과 권력과 힘은 결코 다른 사람들에게 최고의 자랑거리는 아닙니다. 영원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늙은 뱃사공은 손으로 노를 저으면서 말을 이었다. "당신은 비록 아무것도 없지만 꾸밈없이 제게 솔직하게 말해준 것이, 다른 세 사람의 허식보다는 더 높게 평가받을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을 배에 태우기로 한 겁니다." |
'<좋은글 모음> > ◇ 좋은글모음(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리를 지키라 (0) | 2014.09.22 |
---|---|
삶의 다섯가지 독약과 묘약 (0) | 2014.09.17 |
우생마사(牛生馬死) (0) | 2014.08.18 |
이 세상에 내것은 하나도 없다 (0) | 2014.08.17 |
외줄타기 곡예사 (0) | 2014.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