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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성화 & 이콘

[치유의 빛 은사의 빛 스테인드글라스] <6> 프랑스 생드니 수도원 성당

by 파스칼바이런 2016. 3. 3.

[치유의 빛 은사의 빛 스테인드글라스]

<6> 프랑스 생드니 수도원 성당

평화신문 2016. 02. 28발행 [1353호]

 

 

 

 

“말씀이 곧 참 빛이었다. 그 빛이 이 세상에 와서 모든 사람을 비추고 있었다”(요한 1,9).

 

스테인드글라스는 빛으로 전하는 말씀과 같다. 그래서 스테인드글라스에 대한 비유에는 늘 성경 말씀이 등장한다. 이 같은 표현들도 있다.

 

“중세 고딕 성당은 외벽의 조각과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로 두 겹을 이루는 성경이다.”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진 교회의 창은 바람과 비를 막아주는 성경이다.”

“스테인드글라스는 가난한 자의 성경이다.”

 

중세 교회 건축에 스테인드글라스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프랑스 생드니 수도원 성당에서부터다. 첨형 아치(pointed arch), 늑골 궁륭(rib vault), 공중 부벽(flying buttress)의 건축 요소를 특징으로 하는 고딕 교회 건축 구조가 도입되면서 교회 벽체가 얇아지고, 많은 창이 자리하게 됨에 따라 스테인드글라스도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될 수 있었다. 성당 내부에 가장 높이 자리한 광창(clear story)을 비롯한 여러 창을 통해 유입된 빛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하면서 영적 체험에 도달할 수 있는 가시적인 빛으로 제시되었다.

 

움베르토 에코의 「중세의 미와 예술」에서는 성 보나벤투라가 정의 내린 빛의 세 단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룩스 - 빛 그 자체이며 어디에나 존재하는 모든 움직임의 근원으로서의 빛이다. 모든 생명의 씨앗이 빛에서 시작되듯 룩수는 보이고, 보이지 않는 모든 빛을 뜻한다. 스테인드글라스는 빛의 존재를 우리가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돕는 창인 셈이다.

 

루멘 - 투명한 매체에 의해 생겨나 공간에 돌아다니는 빛을 일컫는다. 투명한 매체는 스테인드글라스를 포함한 모든 창이 해당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색그림자가 변화되듯이 이에 따른 존재를 정확하게 인지하도록 돕는 게 스테인드글라스다.

 

색 또는 광채 - 불투명체에 닿아 반사되는 빛으로 광채는 반짝이는 물체들의 빛이고 색은 그 밖의 지상의 사물에서 발하는 빛이다.

 

룩스, 루멘, 색 혹은 광채로 이어지는 빛의 단계와 빛을 통해 말씀을 경험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스테인드글라스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다. 이를 통해 하느님의 기운이 담긴 영성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스테인드글라스는 늘 우리 곁에 존재함에도 인지하기 어려운 빛을 감각을 통해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다시 영적인 세계로 나아가게 하는 통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빛과 함께 담아낸 이미지들을 통해 다시 한 번 우리에게 말씀을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