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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성 경 관 련

[성경의 세계] 다윗 이야기 (2)

by 파스칼바이런 2017. 1. 1.

[성경의 세계] 다윗 이야기 (2)

 

 

 

 

다윗이 성경에 처음 등장하는 이야기는 세 편이다. 사무엘이 베들레헴 족장 이사이 집을 방문해 다윗에게 기름을 붓는 일. 악령에 시달리던 사울을 위해 비파 연주자로 발탁된 일. 세 번째는 필리스티아의 거인 골리앗을 물리치며 화려하게 등장하는 이야기다(1사무 17장). 이렇듯 다윗의 첫 출현은 내용이 서로 다르다. 그만큼 유명했고 전승이 많았다는 증거다. 훗날 그는 지파들을 규합해 통일왕국을 이룬다. 당시 지파들은 따로 놀았다. 제사도 따로 지냈고 주님을 부르는 호칭도 달랐다. 야훼라 했고 엘이라 부른 지파도 있었다. 그런데 다윗이 예루살렘 중심으로 일치시킨 것이다. 당연히 그에 대한 기록은 넘쳐났고 꾸며낸 이야기도 많았다. 바빌론 유배 후 성경의 틀이 형성되면서 정리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골리앗은 필리스티아 군인으로 이스라엘과 전투 중 등장한다. 키가 엄청 크다. 여섯 암마 한 뼘이다(1사무 17,4). 암마(ammah)는 중지(中指)에서 팔꿈치까지 길이로 대략 45cm다. 6암마 한 뼘이라면 3m 가깝다. 과장된 표현임을 알 수 있다. 예전엔 규빗(cubit)이라 했다. 라틴어에서 온 말이다. 새 번역에선 히브리어 암마를 그대로 사용했다. 골리앗 차림새도 후대의 것으로 보고 있다. 청동투구와 비늘갑옷은 다윗시대 이후 등장한다는 것이다. 과장된 키와 차림새를 삽입시킨 이유는 단순하다. 상대할 수 없을 만큼 막강한 장수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골리앗은 외쳤다. 너희 중 한 명을 보내라. 나를 이기면 우리가 종이 되겠다. 내가 이기면 너희가 우리 종이 되어야 한다(1사무 17,8). 일대일 대결에서 이기는 쪽이 승리한 것으로 하자는 얘기다. 다윗은 무릿매와 돌멩이 한 개로 중무장한 골리앗을 쓰러뜨린다. 한 방에 끝낸 것이다. 그리곤 골리앗의 머리를 예루살렘으로 가져갔다고 한다(1사무 17,54).

 

골리앗의 죽음은 다윗의 첫 등장을 알리는 세 번째 이야기다. 주님께서 다윗을 선택하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것이 메시지다. 골리앗을 물리친 것은 무릿매 실력이 아니라 주님께 대한 다윗의 믿음이라는 것이다. 무릿매는 순수 우리말이다. 줄팔매라고도 한다. 줄 가운데 가죽이나 천으로 주머니를 만들어 돌을 넣고 돌리면서 던지는 기구다. 고대부터 단순하고 강력한 원거리 무기(投石機)였다. 영어는 슬링(Sling)이다. 돌팔매와는 다르다. 돌팔매는 무언가를 맞추기 위해 손으로 던지는 돌을 말한다.

 

[2016년 11월 27일 대림 제1주일 신은근 바오로 신부(의령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