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추인 시인 / 내게서 말똥내가 난다
차마고도, 설산 넘는 길 합파(哈巴) 당나귀들의 미션은 무게를 견디는 일이다
하얗게 아이라인 그린 눈으로 실실 웃는 눈매는 동키의 생존
바윗길에 발굽을 다치며 긁히며 안장 위의 무게에 속이 끓는지
철부덕- 내 동공에 말똥 한 덩이 싸대기 친다 풀 내가 난다
앞말에 똥싸대기를 맞고서야 나를 지고 벼랑길을 가는 늙은 말 욱신거릴 말굽을 생각한다
엉성한 갈기의 목에 수박씨처럼 붙어 피를 빠는 쉬파리의 생존도 보인다
쉬익 쉬익- 쑥대로 쫓으며 글썽이는 것이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나귀에겐지 파리에겐지
웹진 『시인광장』 2019년 1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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