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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성 경 관 련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27주일, 군인 주일

by 파스칼바이런 2021. 10. 4.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27주일, 군인 주일

- 주님께서 보내주신 협력자

박기훈 신부 (비오, 군종교구 명성대성당 주임)

가톨릭평화신문 2021.10.03 발행 [1631호]

 

 

 

 

병사 시절, 당시 군종 신부님에게 큰 위로를 받은 적이 있던 저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군종 사제가 되어 병사들에게 힘이 되어 주겠다는 기도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저도 잊고 있던 그 기도를 잊지 않으셨고 저를 군종 사제로 불러 주셨습니다.

 

훈련소에서의 생활은 걱정과는 달리 참 행복했습니다. 물론 힘든 순간들도 있었지만 새로 만나게 된 다른 교구 동기 신부들이 있었기에 잘 이겨 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행복했던(?!) 훈련소 생활을 마치고 저는 부산에 있는 해성대성당에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오는 군대라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역시나 군 생활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늘 옆에서 함께해 주셨던 군 가족들이 있었기에 잘 적응하며 2년 동안의 사목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본당인 지성대성당은 부대 규모가 작다 보니 군 가족들의 숫자도 적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어려움으로 종교 활동도 제대로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일과 이후에 누군가를 만날 수도 없었기에 다들 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병사들이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성당에 더 열심히 나오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함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더 자주 모이게 되었고, 종교 행사는 물론 친교 시간도 가지며 힘든 시간을 함께 이겨 낼 수 있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하느님께서는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 주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군종 신부로서의 5년을 뒤돌아보면 힘든 순간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제 옆에는 누군가가 있었습니다. 훈련소에서는 동기 신부들이, 첫 본당에서는 군 가족들이, 코로나 시기로 힘들 때는 병사들이 옆에서 큰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걱정이 앞섰던 군종 생활이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때마다 저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보내주셨습니다. 저 또한 전역하는 친구들이 주는 편지나 감사 인사를 보면서 작은 힘이지만 그들에게 예수님께서 보내주신 협력자가 되어 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제 여러분도 어렵고 힘든 군 생활을 하는 많은 이들에게 예수님께서 보내주신 협력자가 되어 주시기를 청해 봅니다.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후방 각지에서 고생하는 군인들을 위해 기억하며 봉헌해 주시는 기도와 후원은 그들이 결코 혼자가 아니라 모두와 함께 있음을, 그리고 무엇보다 주님과 함께 있음을 느끼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