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제주일보 시조 지상 백일장 장원 작품 장한라 시인 / 곳물질
깊숙이 더 깊숙이 허공 향한 맨발이다 님 오신 날 기다려 큰 전복은 감추었지 바다 밭 새벽안개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덮는다
물질하러 육지로 떠돌며 살았네 본조갱이 차면서 쑥으로 수경 닦고 수평선 아득한 세계 해녀는 눈이 열 개다
하늘이 여는가 별자리 바닷길 서방대신 이 바다 곳물질도 고마워라 눈 감고 빛줄기 찾는 숨비소리 이만 리
*곳물질 : 물질이 서툰 어린 해녀나 늙은 해녀들에게 지정해서 해산물을 채취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가까운 바다.
장한라 시인 / 추사가 그린 수선화
모진 운명 모진 세월 꿈인가 생인가 모슬포 칼바람에 죄인이 웬말인가 뒤뜰은 살얼음천지 마음은 고향천리
돌담에 기대어 잦은 기침 달래며 위리안치 살다보니 벼룩도 내 친구 눈보라 휘날리는 밤 소쩍새 우는 듯
새봄이 오려는가 바람마다 꽃향기 눈 녹일 해배기별 아지랑이 솟는가 수선화 선녀의 환생 유장한 여명이여
장한라 시인 / 추상秋霜
가을인가 그리움이 기다림을 불러 모아 단풍이 서릿발에 쓰러지는 낙엽이더니 가을이 깊어갈수록 억새꽃이 야위네
어제 저녁 내린 비로 오늘은 물안개 달을 이고 청둥오리 떼 지어 나는데 그리움 허무는 동안 물소리만 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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