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영 시인 / 장작불을 보며
도끼로 패어 바스라진 상처가 무늬인 참나무들이 나란히 누웠다 불 속인지도 모르고 들어가기 위해 참 나란히 누웠다 참 속 다르고 겉 다르다 아무에게도 벌떡 자리를 내어 주지 않을 것처럼 옹이투성이인 겉 속엔 부드러운 결을 내며 자란 흔적 고스란히 간직하고 묵묵하게 누운 세월이 그대로다 불길 속은 정말 나무들이 태워지는 것이 아니라 나무들이 다시 벌떡 일어서며 일으키는 낯 뜨거운 반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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