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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최윤근 시인 / 스나비쉬하다 한다

by 파스칼바이런 2023. 1. 22.

최윤근 시인 / 스나비쉬하다 한다

 

 

삶은 언제나 상대평가인가

쑥부쟁이가 코스모스를

청설모는 다람쥐를

인간에 길들여져 스나비쉬하다 한다

미아리 사람들은 압구정동 사람들을 스나비쉬하다 한다

고통은 마음들을 스나비쉬하다 한다

 

난 너를 넌 나를 스나비쉬하다 한다

 

정국장 냄새보다 스위스 치즈의 썩은 냄새를 좋아했던 그녀

동두천 골목 얼음판에서 넘어져 머리가 깨졌어야 할 그녀가

샌프란시스코 언덕 교차로에서 넘어져 팔이 부러졌다니 스나비 쉬하다

내 비운 곳을 채웠던 그녀가 알츠하이머로

나를 낯선 사람처럼 대하니 그 얼마나 스나비쉬한가

삶은 스나비쉬 억양만큼이나 비슷하게 마주친다

 

 


 

최윤근 시인

1946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 의과대학 졸업. 2014년 《시로 여는 세상》 제20회 신인상으을 통해 등단. 뉴욕 주립대 메디칼 센터 등을 거치며 20여 년간 미국서 의사 생활을 하다 귀국후, 차의과대학 교수, 차병원 통증센터 소장을 역임. <최윤근 통증클리닉>을 개원 운영. 제2회 국민추천 정부포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 저서로는 "고통 없이 살수 있다" "<암>꿈의 치료법 인지학까지" 시집 <꿈속에서 꿈을 꾸다> ​ <넌 나를 스나비쉬하다 한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