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정원 시인 / 불안의 서(書)
오래된 간판에 핀 검버섯
귀 잘린 길고양이의 방전된 눈빛
시궁창 위로 미친 듯이 쏟아지는 진눈깨비
허공을 긋는 늙은 바이올린 주자의 야윈 팔
삼십 년 전 길을 잃었던 거리
다시 또 낯선 길모퉁이에서
문득, 갑자기, 우두커니가 되면
옛날의 치열과 치기가 뒤섞이어 쏟아지는
진눈깨비 수도약국 앞 인사동 거리
웹진 『시인광장』 2023년 4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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