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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성화 & 이콘

엠마오에서의 저녁식사 / Caravaggio

by 파스칼바이런 2011. 10. 25.
엠마오에서의 저녁식사 (Supper at Emmaus, 1606)

 

엠마오에서의 저녁식사 (Supper at Emmaus, 1606)

카라바조(Caravaggio : 1573~1610)

Oil on canvas, 141 x 175cm Pinacoteca di Brera, Milan

 

‘엠마오에서의 저녁식사’는 1606년 카라바조의 말년의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는 예수님과 제자들, 그리고 예수님 왼편의 남자와 음식을 가져온 노파가 등장합니다. 그림은 제자들과 동석하여 음식을 축복하시고 빵을 떼어 나누려는 그리스도의 모습과 제자들이 바로 그 분이 부활하신 그리스도라는 것을 알아채는 순간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화면 오른 쪽 제자는 눈을 휘둥그레 뜬 채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배경의 어두운 갈색에 대비하여 빛을 통한 사물의 양감을 명확히 드러내고 또한 옷깃과 식탁 주변 그리고 빵과 포도주 병의 문양까지 세밀하고 정교하게 묘사함으로서 카라바조의 자연주의적 경향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빛의 방향 또한 예수님을 중심으로 제자들과 성경에 나타나지 않는 노파에게까지도 향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부활이 유다인 뿐 만 아니라 세상 모든 이들에게 드러나는 사건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자 그들은 허탈감에 빠져 힘없이 엠마오로 발걸음을 옮기던 중이었습니다. 그들은 눈이 가리어져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빵을 떼어 나누어주실 때’에야 비로소 제자들은 그 분이 부활하신 예수님이심을 깨닫게 되지만 예수님은 안계셨습니다. 그제야 그들은 그들의 입으로 말합니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빵을 떼어 나누어 주실 때, 예수님은 당신 몸과 피를 우리에게 나누어 주시는 성체성사 안에서 우리와 일치해 주십니다. 예수님은 말씀만 아니라 실천으로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스도의 성체성사를 삶으로 실천함으로서 엠마오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던 제자들처럼 우리도 그 분,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그 분이 우리에게 들려주셨던 그 말씀에 감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지영현 신부 (가톨릭미술가협회 지도신부)

 

[소공동체모임길잡이, 2011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