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성 베드로 (14세기. 터키 이스탄불. 코라 구세주 수도원 성당. 모자이크)
장긍선 신부(이콘연구소 책임)
지난 호까지 소개했던 두 개의 현관을 지나면 중앙 성당에 이르게 됩니다. 이 중앙 성당에 이르는 마지막 문 좌우 기둥에는 이번 호에 소개하는 사도 베드로와 사도 바오로가 마주 보며 서 있습니다. 두 사도 모두 부드러운 색조의 유리 알갱이 모자이크로 정교하게 제작했고, 배경은 모두 금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모자이크에 사용되는 금은, 얇은 유리판에 금을 녹여 얇게 바르거나 또는 금박을 넣고 다시 얇은 유리를 덮고 압착시킨 후 절단해서 쓰기 때문에 벗겨지거나 변색되는 일 없이 언제나 찬연히 빛을 발합니다.
사도 베드로는 오른손에 말씀이 담긴 두루마리를 들고, 왼손에 두 개의 열쇠를 든 모습이며, 사도 바오로는 왼손에 책을 들고 오른손으로는 강복을 주는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사도 베드로가 든 두 개의 열쇠는 예수님께서 말씀 하셨던 ‘맺고 푸는 권한’(마태 16,19 참조)을 나타내며, 이후 사도 베드로와 그분의 후계자인 교황의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사도의 속옷에 모두 붉은색의 띠가 어깨로부터 늘어져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옷은 오직 예수님과 열 두 사도, 그리고 바오로 사도에 한해 묘사되며 다른 성인들에게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 옷은 고대 로마 시대 원로원의 복장에서 기인하는데, 특별한 지위와 신분을 나타냅니다. 즉 요한 묵시록에서도 말하듯 우리 교회의 원로로서 특별히 선택되신 분이심을 뜻하는 것입니다. 명동 대성당 제대 뒷벽에 있는 장발 선생님의 열 두 사도 성화에서도 이 띠 모양은 똑같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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