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톨릭 관련>/◆ 성화 & 이콘

십자가의 길 - 이홍구(스테파노) 작

by 파스칼바이런 2012. 12. 13.

 

제1처,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 받으심

이홍구(스테파노) 작, 한국 가톨릭 이콘 연구소장

 

"구세주 예수님, 저희를 위하여 아무런 죄도 없이 극심한 모욕과 사형선고를 받으셨으니, 죄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영원한 벌에서 저희를 구원하소서." 옛날 '성로신공'이라 불렸고 지금은 '십자가의 길'로 불리는 이 기도는 보통 예수님의 수난을 나누어 표현한 14개의 그림이나 조각을 따라가며 바친다. 보통 성당 안에 14처가 설치되어 있으나 야외에 있는 경우도 있다. 이 기도는 연중 어느 때나 바칠 수 있지만 주로 사순절에 많이 바치며, 특히 주님 수난 성 금요일에 바친다.

 

 

 

제2처, 예수님께서 십자가 지심

이홍구(스테파노) 작, 한국 가톨릭 이콘 연구소장

 

"구세주 예수님, 저희를 사랑하신 까닭에 이 무거운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가셨으니, 저희도 주님을 사랑하며 주님께서 허락하시는 모든 십자가를 기꺼이 지게 하소서." 십자가의 길 기도는 옛날 성지 예루살렘을 찾은 순례자들이 주님께서 걸어가신 수난의 길을 따라 가며 묵상했던 것에서 기원한다. 지금처럼 성당에서 바치는 십자가의 길 기도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이 처음 시작했다고 전한다. 그 후 한동안 프란치스코 수도회에서만 십자가의 길을 만들 수 있었으나 19세기부터는 모든 교구에 허락되었다.

 

 

 

제3처, 예수님께서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심

이홍구(스테파노) 작, 한국 가톨릭 이콘 연구소장

 

"구세주 예수님, 무거운 십자가에 눌려 넘어지시는 고통과 모욕을 당하셨으니, 저희가 언제나 주님을 변함없이 섬기며 죄에 떨어지는 일이 없게 하소서." 십자가의 길이 항상 지금처럼 14처였던 것은 아니다. 중세에는 적게는 7처로 된 것으로부터 많게는 30처에 달하는 것도 있었는데 7처로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종종 십자가의 길을 실물 크기로 만들곤 했으며 매우 정교하였다. 기도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지만 14처를 설치할 때 가끔 예수님의 부활 장면, 혹은 빈 무덤을 묘사한 15번째 그림이나 조각을 추가하기도 한다.

 

 

 

제4처,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만나심

이홍구(스테파노) 작, 한국 가톨릭 이콘 연구소장

 

"구세주 예수님과 성모 마리아님, 괴로운 십자가의 길에서 서로 만나시어 사무치는 아픔을 겪으셨으니, 저희 마음에 사랑을 북돋아 주시어 주님과 성모님을 사랑하는 데에 장애 되는 모든 것을 물리치게 하소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칠 때 보통 가톨릭 기도서에 있는 기도문을 사용하지만 때로는 다른 묵상 글이나 기도를 쓰기도 한다. 돌아가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건강이 매우 악화되시기 전에는 매년 성금요일에 큰 십자가를 지시고 교구 신자들과 함께 로마의 콜로세움에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셨는데, 2000년 대희년의 성금요일에는 스스로 지으신 기도문을 사용하셨다.

 

 

 

제5처, 시몬이 예수님을 도와 십자가 짐

이홍구(스테파노) 작, 한국 가톨릭 이콘 연구소장

 

"구세주 예수님, 시몬이 주님을 도와 십자가를 졌으니, 저희도 주님께서 맡겨 주시는 십자가를 날마다 기꺼이 지고 가게 하소서." 십자가의 길 기도는 이콘 작가들뿐 아니라 다른 많은 예술가들에게도 영감을 주어 뛰어난 작품의 계기가 되었다. 프란츠 리스트는 십자가의 길 기도 전체를 작곡하였고, 매 처마다 바치는 "어머니께 청하오니…"(Stabat Mater) 노래는 팔레스트리나, 페르골레지 등의 작품이 유명하다. 2004년에 개봉한 멜 깁슨의 "그리스도의 수난(Passion of the Christ)" 영화는 14처를 매우 충실히 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