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잠 오명선 시인
어제는 오빠가 죽고 그제는 친구가 죽고 오늘은 내가 죽었다
그리하여 모든 계절이 사라지고 겨울에 멈췄다
내가 아닌 내가 죽은 나를 보듯
통증 없는 통증으로 수평을 놓쳐버린 우리는
이해할 수 없는 장면으로 믿을 수 없는 현상으로 우거져 죽음으로 연결된다
내일을 뺀 없음으로 있는 끊어졌음으로 이어지는 형식
아무런 감정 없는 감정이 수액으로 깊어지는 몽롱한 수면마취처럼
내가 아닌 내가 죽은 나를 내려다보는
웹진 『시인광장』 2019년 2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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