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 사람 박정옥 시인
아프리카 '해뜨는 나라' 시계는 매일 해 뜨는 시간이 1시, 해가 지는 24시가 되면 하루가 끝난다. 하루치의 시간으로 일생이 배열되고 18분으로 삼백육십다섯 날을 산다는 나라
'해 뜨는 나라' 시계를 빌려 온 나는 오후 다섯 시 사람 그때 나는 마악 피어난 여름의 신발 같은 것 (서른둘이던가) 밍밍한 바람을 맞으며 3시에 강을 건너려고 요일을 불러냈다 (아마 마흔 몇이었지)
그리고 몇 차례 차를 놓친 오후 5시를 걷어찼다 늑대와 개의 시간을 골라 저녁의 마디마디를 끓여내는 중에도 시계 속에는 없는 rhapsody
볼륨을 높이는 미래가 돌려 읽는 책 같은 거라면 나의 20년 오브제는 물컹한 꿈의 헛발질 늘어지고 가늘가늘한 잠의 맨손이 새벽을 꺼버리는 우묵한 시간인 듯이
웹진 『시인광장』 2019년 2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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