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복음] 대림 제2주일, 인권주일, 사회교리주간 - 하느님 모상의 소중함 가톨릭평화신문 2021.12.05 발행 [1640호]
기후 위기로 인해 다소 어울리지 않는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긴 했지만 다시 평년 기온을 웃도는 제법 쌀쌀한 요즘입니다. 피부로 느껴지는 바람의 날 선 차가움이 우리의 마음까지 얼리지는 못하겠지만 홈리스들에게는 뼈 속까지 시리게 만드는 계절이 바로 겨울입니다. 통상 홈리스로 지칭되는 거리의 노숙인들, 쪽방촌 주민들 그리고 고시원을 비롯한 비정적 주거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분들에게 겨울나기는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더욱이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 상황은 마음까지 불안하게 만듭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오늘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음식이 될 수도 있고, 보다 나은 형태로의 주거 상향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추운 겨울에만 반짝하는 도움이 아닌 지속적인 관심입니다. 사람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라는 범주에 자신들도 있음을, ‘우리’와 더불어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사회와 연대하여 노숙인 법 개정과 쪽방촌 공공 개발 추진 활동 등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사회와 함께 목소리를 내고 활동하는 이유는 정치 참여의 목적이 아니라 단순히 그들의 ‘살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기에 잃어버린 인간 존엄성의 회복을 위해 오늘도 예수님 안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고,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대림 제2주일이자 인권 주일이고, 사회 교리 주간입니다. 우리 교회는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고 가르칩니다. 창세기 1장 26절의 말씀처럼 모든 사람은 ‘하느님과 닮은 모습’으로 창조된 ‘하느님의 모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모든 인간은 동등한 존엄성을 지니며, 모든 사람이 하느님 앞에 지닌 존엄성은 인간이 다른 사람 앞에서 갖는 존엄성의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차별과 불평등을 배제하며 하느님 앞에 한 자녀임을 고백합니다. 그것은 하느님이신 예수님께서 겸손되이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이 세상에 오신 것처럼, 그리고 예수님께서 “나는 너희를 더 이상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요한 15,15)라고 말씀하셨듯이 우리의 눈높이로 당신 자신을 낮추셨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며 듣게 되는 요한 세례자의 외침과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는 우리 모든 신앙인들이 지향해야 할 모습입니다. 남을 판단하거나 비방하지 말고, 남을 업신여기거나 무시하는 등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일을 늘 경계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그 자체로 모든 이에게 기쁨과 희망이 됩니다. 그 구원의 신비에 그 누구도 제외됨 없이 모두가 똑같은 은총을 누릴 수 있도록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걸어나갈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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