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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황려시 시인 / 모월, 모시

by 파스칼바이런 2019. 3. 7.

모월, 모시

황려시 시인

 

 

다급해진 수수밭엔 앉을 치마가 없어

 

스르륵 오줌 맛을 본 뱀, 수숫대가 달다고 소문을 낸다네

 

제 살을 다 먹어치운 안개는 헛웃음만 드러내지 빨간 다리를 든 뱀파이어는 바닥을 보이며 짠 하고 웃어라

 

트윈인지 싱글인지 내 침대를 건드려봐 급소를 알아내면 안 잡아먹지

 

안개를 밀어내고 놀러 와, 초라한 우리 말로 빵을 만들자

 

지문이 비늘 같은 뱀의 허리로 고백할게, 수수밭엔

 

아직도 덧니 같은 체위가 있어, 총천연색이야

 

웹진 『시인광장』 2019년 2월호 발표

 


 

황려시 시인

2015년 《시와 세계》를 통해 등단. 시집으로『사랑 참 몹쓸 짓이야』, 『 여백의 시』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