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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성화 & 이콘

표상의 성모 / 14세기. 터키 이스탄불

by 파스칼바이런 2011. 11. 25.
표상의 성모

 

표상의 성모

(14세기. 터키 이스탄불, 코라 구세주 수도원)

 

장긍선 신부(이콘연구소 책임)

 

이 성화에서 묘사한 성모님은 아기 예수를 안지 않고 가슴에 품으셨습니다. 즉 이사야서 7장 14절과 마태오 복음서 1장 23절의 “주님께서 몸소 여러분에게 표징을 주실 것입니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라는 말씀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러한 형태의 성모상을 표징 또는 표상의 성모라고 부릅니다.

 

두 팔을 들어 올린 성모님의 자세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랜 기도 자세로 ‘오란스’라는 이름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고대의 조각이나 회화에서도 많이 나타나는데, 오늘날 전례 때 사제들의 모습에서도 보입니다.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들어 올려 기도하는 것은 기도하는 자신의 마음을 하느님께 향하여 자신의 원의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기도도 함께 올려지고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에서는 이 이콘에 따른 기적 사례가 많이 전해지며, 그중에서도 노브고로드라는 도시에서는 시의 수호자로 공경받고 있습니다. 노브고로드는 9세기에 러시아의 일멘 호수와 볼호프 강가에 건설된 도시로, 이 도시를 중심으로 하나의 공국(公國)을 이루었는데 수차례에 걸친 외적의 침입 때 이 형상의 성모상을 긴 장대 끝에 달고 대적하거나 성벽에 세우고 전투를 벌여 승리를 거두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노브고로드의 상징으로뿐 아니라 모든 러시아인들의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성모님은 그 후로도 여러 어려움에 처한 우리를 위해 주님께 기도해주시고 도움을 주셨습니다. 레판토 해전 때는 로사리오 기도를 바치며 수적으로 우세했던 이슬람 함대를 힘겹게 대적한 크리스찬들에게 주님께 도움의 손길을 간청해주시고 이루어 주셨습니다. 이로 인해 10월의 로사리오 축일과 성월이 생겨났습니다. 이렇듯 언제나 우리의 어려움을 잘 아시고 주님께 손을 높이 들어 간구하시는 성모님께 우리는 더욱 공경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