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 62병동 권경애 시인
온몸이 무릎인 사람들의 나라에서는 무릎으로 말한다 무릎밖에 모르는 입으로 무릎의 말을 하고 무릎의 아픔을 무릅쓰고 일어서고 싶은 마음이 주룩주룩 무릎으로 내려온다
온몸이 무릎인 사람들의 곁에는 늘 온몸이 손인 사람이 머물며 무릎으로 쏟아지는 빗물을 퍼내기도 한다 가끔 온몸이 발인 사람들도 드나들며 무릎의 이마를 짚어보고 창 없는 무릎의 창을 내다보기도 한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
길고 긴 우기의 터널
끝이 안 보인다
웹진 『시인광장』 2019년 2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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