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인서 시인 / 거미줄 2
골목을 공기우물이라 부르는 마을이었다 골목을 무한꽃차례라 부르는 창문이었다
이슬을 모으는 사유지의 우편낭 나무가 없는 들판으로 도착하는 나비들
골목은 골목에서 간신히 놀고 있네 소실점을 얼굴에 둔 그림처럼 눈동자 안으로 흔들리며 걸어가는 골목들
빈방에 저를 가두고 굳이 빠져나오려않는 생활이 있다 ㅡ열어줘, 흐름 속으로 달아날 수 있게,
내다보면 가까이에 마른 꽃화분을 든 이가 서 있었다
어두워지는 우물천장을 열어 상승기류를 타고 멀어지는 새들이 있었다
월간 『태백』 2017년 10월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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