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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박세현 시인 / 극지

by 파스칼바이런 2019. 3. 30.

박세현 시인 / 극지

 

 

          극지의 갓길을 산책하고

          철학자가 쓰다 던져둔 시 한 줄 고치고 있다

          음악이 없는 영화가 있고 자막이 없는

          현실이 있어서 좋다

           

          영화관 구내 카페에 꽂혀 있는 시집들처럼

          한번도 읽힌 적 없는 시를 입은 사람들이

          그저그런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영화 속에서

          영화를 기다리는 게 오늘 나의 영화다

           

          바람이 불든 말든 극지는 극지

          시인들이 민주애국당 당사에 모여

          노벨문학상 수상기원 북토크를 하고 있다는

          한 줄 뉴스가 지나간다

 

웹진 『시인광장』 2019년 1월호 발표

 


 

박세현 시인

1953년 강원도 강릉에서 출생. 관동대 국어교육학과와 한양대 대학원 국문학과 졸업. 同 대학원에서 '김유정 소설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 받음. 1983년 《문예중앙》 여름호에 〈오랑캐꽃을 위하여〉를 포함해 10편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 지은 책으로 『꿈꾸지 않는 자의 행복』, 『길찾기』, 『오늘 문득 나를 바꾸고 싶다』, 『정선 아리랑』, 『치악산』, 『본의아니게』 등의 시집과 연구서 『김유정의 소설세계』, 산문집 『설렘』 등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