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주 시인 / 헝겊인형성애자
물질이 있고 헝겊인형이 있고 목적이 있어요 당신은 진지해요 방향처럼요
산이에요 손뼉을 치면 헝겊인형이 쌓이고 손뼉을 치면 헝겊인형이 울창해져요 헝겊인형에 집중해요
감각이 넘쳐 감각을 잃으면 방향을 잃어요 헝겊인형을 떨어뜨려요 전투가 시작되죠 수학자처럼 요리사처럼 의무처럼
헝겊인형을 물고 헝겊인형을 던지며 어디로부터의 구름인지 얼마큼의 사람인지 공장이 없는 공장 사람들의 점심
헝겊인형에 빠져버려요 인형에 막혀버려요
오직 헝겊인형을 위한 의자를 골랐죠 당신은 당신의 헝겊을 먹어치우고 당신의 목적대로 인형을 찾아 떠나요
헝겊인형이라는 기계는 없어요 헝겊인형이라는 요리는 없어요
폭우가 내립니다 목적은 아니에요 발견처럼 당신은 진지해요 가난하게 물컹하게
계간 『학산문학』 2018년 겨울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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