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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장승리 시인 / 맹목

by 파스칼바이런 2019. 4. 6.

장승리 시인 / 맹목

 

 

너는 한쪽 눈만 감고 나는 한쪽 눈만 뜨고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었나.

 

보고 싶어요.

 

머나먼 눈에 이끌려

얼룩진 길을 걷다 보면

 

보고 싶어요.

 

날개가 어떻게

나비를 고정시키는 핀이 되는지

 

보고 싶어요.

 

숟가락으로 벽을 파다 어떻게

파먹게 되는지.

 

계간 『문학과 사회』 2013년 겨울호 발표

 

 


 

장승리 시인

1974년 서울에서 출생.  2002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에 〈알리움〉이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습관성 겨울』(민음사, 2008)과『무표정』(문예중앙, 2012)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