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완 시인 / 검은 씨앗
벽으로 서 있는 색 선으로 닫은 색
언덕 넘어 언덕 더 이상 바깥은 없고 네모는 높아진다
허공은 가능성 그 숨결 속 보이지 않는 색
온기에 닿아야 한다 검은 씨앗에 이미 당도해 있는 시간
어둠은 싹을 품고 싹은 색을 품고 색은 형상을 품고 형상은 빛을 향한다
빛이 색을 날리고 색이 달리는 벽
선이 휜다 면이 열린다 네모가 출렁인다 허공에 스민다
비 개인 아침을 머금은 이파리의 자세 수평선을 바라보는 새의 눈동자
사방이 환하다
파도가 한 방울씩 날아가 하늘을 채우고 한 방울씩 잇달아 온 빗줄기
직선은 구름 면은 허공 네모는 물방울 시간은 공간
둥근 눈동자 둥근 꽃송이 둥근 심장 둥근,
색은 자유 하다
계간 『시산맥』 2017년 가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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