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차순 시인 / 가을 한계령
억새풀 아우성 하늘 받쳐 든 한계 으스스 푸른 혼불 바람으로 머물고 피멍든 낡은 메아리 온몸으로 가을이다
고열로 삭은 살내 고사목을 꽃 피운다 겹겹이 신기루로 골짝길 포복하는 긴 세월 생목숨 달군 넌, 하나의 예술 祝典
祝典의 고갯마루 한뎃잠 자던 낮달 따가운 푸른 속살 설핏 설핏 목 내밀고 부르튼 날카로운 허공 맘껏 밟고 서있네
김차순 시인 / 가포찻집, 샹송이 흐르는,
단풍차를 마시는 언덕 위 맷돌찻집* 왈가닥 루시 아줌마* 껄껄한 목소리로 구수한 수제비를 뜬다 꿈 한 사발 빚는다
풍물패 북채 옆 찢겨진 창으로 자꾸만 작아지는 해안선을 그리며 진하게 물감을 푼다 바다를 만든다
찻잔 속 시월상달 색종이로 접던 밤 해 갈수록 깊은 파고 커져가는 느낌표 가을엔 샹송을 듣는다 고엽*을 부른다
*경남 마산 가포바다 언덕 위 ‘맷돌’ 찻집의 여 주인 별명 *프랑스 대중가수 ‘이브 몽땅’이 불렀던 샹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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