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우선 시인 / 훈暈
알든 모르든 받아주든 물리든 천 리 밖이든… 해에겐 듯 달에겐 듯 내 혼은 그의 훈暈* *훈暈: 햇무리·달무리 [일훈·월훈]의 무리, 곧 어떤 것에 둘린 빛의 테.
백우선 시인 / 서산 마애불
석공이 웃고 웃어바위가 따라 웃자둘은 서로 웃음을 다듬었다.해, 달, 별, 바람, 눈비,새, 곰, 꽃도 같이모두의 웃음,웃음 중의 웃음을 웃으려고다듬고 다듬었다. 누구든 무엇이든언제 어디서든 어떻든꽃의 꽃으로 웃자며지금도 웃음을 다듬는다
백우선 시인 / 그들의 것들
내 끼니에는 그들의 먹지 못한 끼니가 들어 있다. 내 잠에는 그들의 자지 못한 잠이 들어 있다. 내 쉼에는 그들의 쉬지 못한 쉼이 들어 있다. 내 웃음에는 그들의 웃지 못한 웃음이 들어 있다. 내 안전에는 그들의 접하지 못한 안전이 들어 있다. 내 돈에는 그들의 받지 못한 돈이 들어 있다. 내 숨에는 그들의 쉬지 못한 숨이 들어 있다.
백우선 시인 / 우공
숨은 코보다 코뚜레로 더 많이 쉬리 숨결 돋울 코걸이로 닦고 닦아가는 일생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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