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철 시인 / 목련에 대하여 1
많은 승객과 함께 플랫폼에 들어서는 기차를 보고 역사 저
너머 전봇대 옆에서 개 한 마리가 짖고 있다.
개는 짖기를 마쳤다는 듯 이번에는 전봇대 옆에다
오른쪽 뒷발을 들고 무슨 짓을 하고 있다.
그러더니 개는 왼쪽 뒷발을 들어 자신의 귀때기를 세차게 몇 번
때리고는 온몸을 한번 부르르 떤 다음
땅바닥을 킁킁 냄새 맡으면서 쭐레쭐레 어디론가로
가고 있다. 많이 사나운 개이다……
(쩝……)
박남철 시인 / 사자獅子 -모교의 교정에서
내 앞발에 박힌 이 깊숙한 가시를
핥다가 나는 이따금 부릅뜬 눈을 들어, 핥 야 이 개새애끼들아
내 머리, 오 이 구름같은 불
내 머리 내 이 머리에 온통 뒤덮인 이 저주받은 이 성난 갈기, 핥
야 이 개애자식들아아아 ----
박남철 시인 / 명태에게
명태야...... 명태야......
아니, 병태야......
반항을 하려거든 똑바로 해라...... 왜 애꿎은 나를 보고 자꾸 그러지이......
니 친구 동태보고 그러든지, 아니면 니 작은 황태보고 그러든지...... (북어보고 그러든지)
병태야아, 병태야아,
네 이, 생떼야아...... (네 이, 대가리에 피도 채 안 마른 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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