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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과 시(현대)

조민 시인 / 그 밖의 모든 것

by 파스칼바이런 2019. 2. 28.

그 밖의 모든 것

조민 시인

 

 

속을 다 드러내면

 

폐에 뿌려진 흰 점이 눈보라처럼 빛났다 눈을 감으면 노란 불티가 날아다녔다

 

멀고 먼 옛날에 아주 가까워졌다

 

머릿속은

반은 희고 반은 빛났다 검은 싹 같은 것이 간과 폐와 혀끝에 거미줄처럼 엉켜 있었다 새 무덤 같았다

 

그 밖의 모든 것은

뛰어내렸다

 

풀은 파랗고 무덤은 둥글고 담벼락에 쏟아지는 햇빛도 환했다 모든 건 그대로였다

 

나만 보이지 않았다

 

웹진 『시인광장』 2019년 2월호 발표

 


 

조민 시인

1965년 경남 사천에서 출생. 경상대 국어교육과 졸업, 同  대학원에서 석사학위 받음. 2004년 《시와 사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조용한 회화 가족 NO.1』(민음사, 2010)과 『구멍만 남은 도넛』(민음사, 2017)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