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밖의 모든 것 조민 시인
속을 다 드러내면
폐에 뿌려진 흰 점이 눈보라처럼 빛났다 눈을 감으면 노란 불티가 날아다녔다
멀고 먼 옛날에 아주 가까워졌다
머릿속은 반은 희고 반은 빛났다 검은 싹 같은 것이 간과 폐와 혀끝에 거미줄처럼 엉켜 있었다 새 무덤 같았다
그 밖의 모든 것은 뛰어내렸다
풀은 파랗고 무덤은 둥글고 담벼락에 쏟아지는 햇빛도 환했다 모든 건 그대로였다
나만 보이지 않았다
웹진 『시인광장』 2019년 2월호 발표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보경 시인 / 간절의 틈새에 손가락이 끼다 (0) | 2019.03.01 |
---|---|
황주은 시인 / 무화과의 순간 (0) | 2019.02.28 |
안명옥 시인 / 고비 (0) | 2019.02.28 |
한영숙 시인 / 간다마빤으로 피어나다 (0) | 2019.02.27 |
나고음 시인 / 상강 이후 (0) | 2019.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