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솔 시인 / 끼어들다
그때
바다보다 더 깊고 푸른 하늘 위로 멍 때리던 중
느닷없이 다가와 까마득히 멀어진 시간을 퍼질러놓고 가는 바람
상촌면 민주지산로 49번 국도변 감나무길엔 까치밥이 주렁주렁 눈송이 펑펑 쏟아져 쌓인 꼬불꼬불 도로 위로 떨어뜨린 그 겨울의 비애
계절을 잊은 도시의 하늘로 풍덩 위로가 끼어든다
신혜솔 시인 / 연습
생각 없이 내던져진 한마디 말이 허공을 맴돌다 내게로 다가와 가슴 후비며 파고든다 뼈마디를 깎는 듯한 고통으로 꽃이 된다
삶을 함께한 죄 값으로 지그시 눈감고 흘려보낸 그 부대낌의 시간들 어느새 푸른 이끼 되어 텅 빈 마음속을 채우고 있다
혼자가 아니기에 많이 흐느꼈던 날들을 행복했다 할 수 있을까 앞만 보고 걷는 발자국 그 뒤를 따라가며 말과 생각과 웃음을 잃은채 뛰어가는 내 모습 그 안에 또 다른 내 모습이 보인다
살아있다 고통 속에 핀 꽃은 늘 향기롭듯이 살아있기에 살아가 것을 연습하는 숨 가쁜 하루
|
'◇ 시인과 시(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다연 시인(익산) / 고(蠱) 외 1건 (0) | 2023.05.07 |
---|---|
김태인 시인 / 새둥지를 그리세요* 외 4건 (0) | 2023.05.07 |
박민경 시인 / 귓속, 물음표 외 1건 (0) | 2023.05.07 |
권용욱 시인 / 사소한가 외 1건 (0) | 2023.05.07 |
이현협 시인 / 벽을 찾아 외 1건 (0) | 2023.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