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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관련>/◆ 성 경 관 련2079

[하느님 뭐라꼬예?] 하느님의 축복으로서의 웃음 [하느님 뭐라꼬예?] 하느님의 축복으로서의 웃음 조현권 스테파노 신부(대구대교구 사무처장) 사라의 웃음과 아들의 약속 창세기 18장의 이야기를 계속 살펴봅니다. 아브라함이 차려준 음식을 먹은 손님이, 정확하게는 사라의 수고로 식사대접을 받은 주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말했습니다. “내년 이때에 내가 반드시 너에게 돌아올 터인데, 그때에는 너의 아내 사라에게 아들이 있을 것이다.”(10절) 그런데 그 다음 이어지는 이야기가 참 재밌습니다. 이 말을 천막 어귀에서 들은 사라가 속으로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늙어 버린 나에게 무슨 욕정이 일어나랴? 내 주인도 이미 늙은 몸인데.”(8,12) 사라의 이런 생각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이었지요. 앞서 8장 11절에 “아브라함과 사라는 이미 나이.. 2020. 7. 17.
[사도행전을 따라가는 성경의 세계] 다마스쿠스, 사울의 회심과 첫 선교 활동 [사도행전을 따라가는 성경의 세계] 다마스쿠스, 사울의 회심과 첫 선교 활동 이창훈 알퐁소(전 평화신문 편집국장) - 하나니아스경당 스테파노가 돌을 맞으며 죽어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던 한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사울이라는 젊은이였습니다. 스테파노 사건으로 예루살렘 교회에 대한 박해가 본격화하면서 사울은 그 선봉에 섭니다. 교회를 없애려고 집집이 다니며 신자들을 끌어내 감옥으로 넘깁니다(사도 8,1-3). 그것으로 성에 차지 않았는지 대사제에게 가서 다마스쿠스에 있는 회당들에 보내는 서한을 청합니다. ‘새로운 길’을 따르는 이들을 모조리 잡아 예루살렘으로 끌고 오려는 심산이었습니다(사도 9,1-3). 다마스쿠스 체험 오늘날 시리아 수도인 다마스쿠스는 2000년 전에도 상업적으로 번창하던 도시였고, 많은 유.. 2020. 7. 16.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15주일 - 밭을 갈아엎어야 할 때… [생활속의 복음] 연중 제15주일 - 밭을 갈아엎어야 할 때… 임상만 신부(서울대교구 상도동본당 주임) 가톨릭평화신문 2020.07.12 발행 [1572호] ▲ 임상만 신부 언젠가 사목을 하던 본당에서 “더 이상 성당 모임에 안 나갔으면 좋겠다”는 한 형제의 볼멘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그는 성당의 주 회합에 나가는 것은 좋지만, 그 모임이 끝나면 늘 2차 주회(酒會)를 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그 자리에서 오가는 대화들도 너무 세속적이어서 불만이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통해 사람들에게는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여러 종류의 생활이 있다고 하신다. 이 중에서 아무리 좋은 말씀이라도 제대로 들으려 하지 않거나, 애써 듣기는 하지만 곧 세상 관심거리에 밀려 잊어버리는 .. 2020. 7. 13.
[말씀묵상] 가시는 길마다 기름진 땅이 되기를 [말씀묵상] 가시는 길마다 기름진 땅이 되기를 연중 제15주일 제1독서 (이사 55,10-11) / 제2독서 (로마 8,18-23) 복음 (마태 13,1-23 또는 13,1-9) 가톨릭신문 2020-07-12 [제3203호, 15면] 변방에서 군중을 상대로 가르치신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 언제 어떻게 따를 것인지 청중 자유 존중하고 그들의 능력 신뢰 좋은 땅 가리지 않고 아무 데나 씨 뿌리는 예수의 관대함과 어떤 열매를 거두게 될 것인지 하느님께 맡기는 지혜 배워야 “하느님은 이 땅에 찾아오시어, 넘치는 물로 풍요롭게 하시나이다. 하느님의 강은 물로 가득하고, 당신은 곡식을 영글게 하시나이다.”(시편 65,10) 저는 말씀 묵상을 준비할 때 오늘 화답송 시편 저자의 체험을 종종 합니다. 말씀은 하늘에.. 2020. 7. 12.
[이창훈 소장의 사도행전 이야기] (71·끝) 에필로그<6> [이창훈 소장의 사도행전 이야기] (71·끝) 에필로그- 사도행전에 비춰본 바오로의 생애와 서간⑤ 열정적으로 복음 전한 ‘이방인의 사도’, 로마에서 순교하다 가톨릭평화신문 2020.07.05 발행 [1571호] ▲ 바오로 사도의 참수터에 세워진 로마 성문 밖 세 분수 성당의 전경. 사도행전은 바오로가 로마에서 2년 동안 셋집을 얻어 지내면서 복음을 전했다는 것으로 끝납니다. 그 이후 바오로의 삶은 어떠했을까요? 또 바오로가 썼다는 나머지 서간들은 언제 쓴 것일까요? 이 부분을 간단히 살펴보는 것으로 사도행전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사도행전뿐 아니라 신약성경 어디에서도 바오로의 이후 삶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부분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다만 1세기 말부터 전해오는 전승에 따르면 바오로는 로마에서 순교.. 2020. 7. 7.
[그때 그들과 오늘 우리] 다양성과 공존의 지혜 [그때 그들과 오늘 우리] 다양성과 공존의 지혜 강선남 헬레나 숙녀 지혜 잠언에서 독특한 점 하나는 ‘지혜’의 의인화다. 지혜는 1장 20-33절과 8-9장에서 사람들을 향해 소리치는 여인으로 묘사된다. ‘지혜’를 의미하는 히브리어 ‘호크마’와 그리스어 ‘소피아’ 모두 여성 명사로 성경에서 지혜를 여성적 존재로 이해한 것에서 비롯한다. 하느님의 말씀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처럼 표현되는 이 숙녀 지혜(Lady Wisdom)는 자신의 언어로 사람들을 인도하고 안내하며 하느님의 말씀을 전한다. 그리하여 그는 말씀의 선포자 임무를 수행하는 이(1,20-33), 하느님과 피조물의 중개자(8장)로 소개된다. 트코아 여인 다윗의 아들 압살롬은 누이 타마르를 욕보인, 어머니가 다른 형제 암논을 죽인 뒤 자기 어머니 마.. 2020. 7. 6.
[생활속의 복음] 착한 목자 성 김대건 신부님 [생활속의 복음] 착한 목자 성 김대건 신부님 손희송 주교(서울대교구 총대리) 가톨릭평화신문 2020.07.05 발행 [1571호] ▲ 손희송 주교 예수님은 ‘양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어놓는’(요한 10,11) 착한 목자이십니다. 그분은 당신을 닮은 목자를 보내주시어 교회를 보살펴주십니다. 착한 목자는 주님께 대한 굳건한 믿음에서 그분의 사랑을 신자들에게 전합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도 그런 착한 목자셨습니다. 김 신부님은 1836년 4월에 15세의 나이로 모방 신부님에게 세례를 받고 신학생으로 선발되어 그해 12월 고국을 떠나셨습니다. 먼 길을 걸어 다음 해 6월 마카오에 도착, 사제 수업을 시작하여 1846년 9월 16일 새남터에서 순교하실 때까지 수고와 어려움으로 점철된 삶을 사셨습니다. .. 2020. 7. 6.
[그때 그들과 오늘 우리] 우리 안의 마르타와 마리아 [그때 그들과 오늘 우리] 우리 안의 마르타와 마리아 강선남 헬레나 여자 치유 활동가 성경에는 아픈 사람을 치유한 여자의 이야기가 없다. 구악에서 생명을 살리는 인물은 엘리야와 엘리사 같은 예언자들이고(1열왕 17,8-24; 2열왕 4,8-37 참조), 신약에서는 당연히 예수님이시며, 사도들이 그 뒤를 따른다. 그렇다면 그 시대 여자들은 치유가로서 전혀 활동하지 않은 것일까? 설사 활동했더라도 그들의 이야기를 보존하여 전할 만큼 성경의 품이 넉넉하지 않았으리라. 또한, 성경에서 스스로 자신의 질병을 고쳐 달라고 나선 여자도 찾아보기 어렵다. 치유를 청하고 치유받은 이들은 거의 남자들이다. 가끔 병을 고치거나 생명을 살리는 이야기에 여자가 나오는 경우는 자신이 아니라 병에 걸려 위험한 상태에 놓인 아들이나.. 2020. 7. 5.
[말씀묵상] 의로움에 몸 바친 사제의 사랑 [말씀묵상] 의로움에 몸 바친 사제의 사랑 연중 제14주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신심미사일 제1독서 (역대하 24,18-22) 제2독서 (로마 5,1-5)복음 (마태 10,1722) 가톨릭신문 2020-07-05 [제3202호, 15면] 열다섯에 조선교회 위한 투신 서약 혹독한 박해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신앙의 진리를 당당하게 증언 죽는 순간까지 영생의 시작 전하며 사제생활 1년 만에 새남터서 순교 7월 5일은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를 현양하는 날입니다. 그는 한국 최초의 사제로 성 정하상 바오로와 함께 ‘의로움 때문에 박해받은’ 한국 대표 성인입니다. 저희도 ‘순교의 빛’을 잇는 ‘사랑의 디딤돌’이 되기를 다짐합니다. 1821년 8월 .. 2020. 7. 5.
[그때 그들과 오늘 우리] 재미나고 행복한 만남 [그때 그들과 오늘 우리] 재미나고 행복한 만남 강선남 헬레나 오만 데 한글이 다 숨었는 걸 팔십 넘어 알았다. ㄱㄱㄱ 부침개 접시에 ㅇㅇㅇ 달아 놓은 곶감에 ㅎㅎㅎ 제아무리 숨어 봐라. 인자는 다 보인다. - 중촌마을 문해교실 정을순 할머니의 시 ‘숨바꼭질’ 우리 어매 딸 셋 낳아 분하다고 지은 내 이름 분한이 내가 정말 분한 건 글을 못 배운 것이지요 마흔서이에 혼자 되어 쭈그렁 할머니가 되어 공부를 시작했어요. 글자만 보면 어지러워 멀미가 났지만 배울수록 공부가 재미나요 세상에 이렇게 행복한 일이 어디에 있을까요 구십에 글자를 배우니까 분한 마음이 몽땅 사라졌어요 -경북 안동시 찾아가는 한글배달교실 권분한 할머니의 시 ‘내 이름은 분한이’ 예수님의 제자들 ‘예수님의 제자들’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인물.. 2020. 7. 4.
[라삐 문헌 읽기] 홍수와 노아의 방주 살이 [라삐 문헌 읽기] 홍수와 노아의 방주 살이 강지숙 빅토리아 창세 6,9-8,19의 홍수 이야기는 방주 제작과 홍수, 그리고 비가 그쳐 방주에서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한다. 다음은 이 대목과 관련된, 성경에는 없는 뒷이야기를 전하는 미드라시들이다. “너는 전나무로 방주 한 척을 만들어라”(6,14). 거룩하시고 찬미받으실 분께서 회개하지 않으면 홍수를 일으키겠다고 경고하셨다. 그들이 회개하지 않자 노아에게 전나무로 방주를 만들라고 명령하셨다. 노아는 회개하고 나무를 심었다. 사람들이 물었다. “이 나무는 무엇이오?” “하느님께서 이 땅에 홍수를 일으키시겠다고, 나와 가족이 피신할 방주를 만들라고 하셨소.” 그들은 비웃고 그의 말을 조롱하였다. 그럼에도 그는 나무에 물을 주며 키웠다. … 그들은 그런 그.. 2020. 7. 3.
[라삐 문헌 읽기] 노아와 홍수 세대 [라삐 문헌 읽기] 노아와 홍수 세대 강지숙 빅토리아 “주님께서는 사람들의 악이 세상에 많아지고, 그들 마음의 모든 생각과 뜻이 언제나 약하기만 한 것을 보시고 세상에 사람을 만드신 것을 후회하시며 마음 아파하셨다(창세 6,5-6). 인류의 타락을 지켜보신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신 것을 후회하셨지만, 한편 “당대에 의롭고 흠 없는 사람”(9절)이었던 ‘노아만은 주님의 눈에 들어’(8절 참조), 그를 곁에 두셨다. 하느님과 세상을 위로한 노아와. 하느님과 세상을 슬프게 한 세대는 이렇게 대비된다. 다음은 홍수를 오게 할지 말지 옥신각신하는 홍수 전 상황과 노아의 흠 없음을 전하는 유다교의 이야기 전승(미드라시 아가다)이다. “‘이 아이가 주님께서 저주하신 땅 때문에 수고하고 고생하는 우리를 위로해 줄 .. 2020. 7. 3.